2025년 10월 말부터 11월 초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경제 협력의 장을 넘어 다층적인 외교적, 문화적, 경제적 이슈가 맞물린 대규모 국제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간의 정상회담에서는 신성장산업 중심의 양국 협력을 강화하고, 50주년 수교를 맞아 미래지향적인 공동 전략을 발표하며 동아시아 내 협력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또한, 이번 APEC은 문화외교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줬다. 경주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K-팝 스타 지드래곤의 공연은 각국 정상들의 관람과 SNS 공유를 통해 큰 화제를 모으며 한류 문화의 국제적 영향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이는 단순 무역·정책 논의 외에 문화와 소프트 파워를 결합한 종합 외교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한편, 중국과 일본 간에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긴장도 고조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APEC 기간 대만 대표와의 회담 사진을 SNS에 올려 중국 외교부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으며, 이는 중·일 간의 전략적 호혜 관계에 큰 도전으로 부각됐다. 이번 사건은 지역 내 지정학적 긴장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둘러싼 갈등 구도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각국 정상들의 숙소가 이목을 끌었다. 시진핑 주석이 머문 경주 코오롱호텔의 135평 규모 프레지덴셜 스위트 ‘자미원’은 풍수지리 자문과 고급 한식 제공 등 세심한 준비가 돋보였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 등도 각기 특색있는 호텔과 객실에 묵으며 의전과 보안 측면에서 철저한 준비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정상회의가 단순 정책 교류에서 국격과 이미지 전쟁으로까지 확장된 현상을 반영한다.
2025년 11월 2일 이재명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양국은 미래 신성장산업과 국제 현안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회담 직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협력 성과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10월 24일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싱가포르가 동아시아의 경제 기적을 이뤘으며, 변화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21세기 리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간 경제·산업 협력의 고도화를 실질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2025년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K-팝 스타 지드래곤이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은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직접 영상 촬영 후 SNS에 공유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말레이시아 총리는 공연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케이팝 팬들의 요청에 부응했고,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11만 개 이상의 좋아요와 수천 개의 댓글 및 공유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의 로런스 웡 총리는 인스타그램에 지드래곤 공연 영상을 올리고 자국민의 반응을 전하는 등 문화 콘텐츠가 외교 현장에서 중요한 소프트 파워 수단임을 보여줬다. 마르셀로 에브라드 멕시코 경제장관과 일본 외무상 또한 SNS를 통해 공연을 기념하며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인시켰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025년 11월 1일 APEC 정상회의 기간 대만 대표 린신이 총통부 선임고문과 회담 후, 린 고문과 악수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X) 계정에 올렸다. 이어 ‘일·대만 실무 협력 심화’ 메시지를 공개하며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 지원 발언을 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11월 1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대 정치문건 위반이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일본의 언행을 비판했다. 해당 사안은 시진핑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 간 정상회담 직후 발생했으며, 그간 중·일 간 민감한 외교 현안인 대만 문제의 갈등 양상을 부각시켰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들은 경주의 주요 특급호텔에서 묵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힐튼경주에서 치즈버거 룸서비스로 화제를 모았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주 코오롱호텔의 135평 규모 ‘자미원’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머물렀다. 이 객실은 한옥 스타일의 다도실, 야외 자쿠지, 명상실 등을 갖추고 토함산의 풍수를 반영해 설계됐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대통령은 라한셀렉트경주 호텔에 묵었으며, 호텔은 한식, 할랄, 비건 메뉴를 포함해 다양한 의전을 준비했다. 시 주석의 체류 기간 중국 대표단은 한식 위주의 룸서비스를 요청해 천년한우 갈비구이, 삼계탕, 떡볶이 등 15종의 한식을 제공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