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한일 정상회담과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용외교' 노선을 명확히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과거 정부의 위안부 합의와 강제징용 제3자 변제 합의를 뒤집지 않겠다고 밝히며, 과거사 문제보다 미래지향적 관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한미일 3국 공조 강화를 위해 과거사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LG, 현대차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1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반도체, 조선업, 원전 등 핵심 산업 분야의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한화와 HD현대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한수원의 미국 원전 시장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한일 정상회담을 수행하지 않고 조기 방미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 과정에서 급하게 대면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맹 현대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복잡한 의제들을 최종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임 대통령도 국민이 선택한 국가의 대표이고 그들이 합의하거나 이미 실행한 정책을 내가 뒤집을 수는 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와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제3자 변제 합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진보 정권 출범에 따른 일본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책 일관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으로선 매우 받아들이기 어려운 합의"라면서도 "사과는 상대의 다친 마음이 치유될 때까지 진심으로 하는 게 옳다"며 일본의 성의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동결→축소→비핵화'로 이어지는 3단계 해법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뛰어넘는 새로운 공동선언 발표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재계 총수 15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 공장 증설,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후공정 공장,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배터리 생산기지 등 대규모 투자 계획들이 공식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화와 HD현대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구체화와 현대차그룹의 210억달러 대미 투자 계획 실행이 주목받고 있다. CJ그룹과 네이버 등도 참여해 K-소프트파워 확산을 위한 문화·IT 분야 협력도 논의될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한일 정상회담 수행을 생략하고 21일 조기 방미에 나선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행보다. 외교부는 "한미 양국 신정부 출범 후 첫 정상회담의 의미를 감안해 보다 면밀하고 철저한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 과정에서 급하게 대면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장관의 조기 방미는 전날 결정되어 직항편도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촉박하게 이뤄졌으며, 워싱턴에서 누구를 만날지도 조율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출국했다. 동맹 현대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관세 협상,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복잡하고 민감한 의제들의 최종 점검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초 한국 정부에 대규모 원전 건설 계획을 소개하며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한수원·한국전력과 웨스팅하우스(WEC)의 지재권 분쟁 해소를 계기로 "한국이 제3국 시장보다 미국에 원전을 지어 주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팀 코러스'(KOR+US) 차원에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의 시공 능력과 미국의 기술력을 결합한 원전 사업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여당은 지난 1월 한수원-웨스팅하우스 간 지재권 분쟁 합의를 '불공정 계약'이라며 비판하고 있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