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AI 산업이 토종 기술 연합과 글로벌 협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LG AI연구원, 퓨리오사AI와 함께 구축한 '서비스-모델-반도체' 국산 AI 기술 동맹은 OpenAI-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주도의 AI 시장에 맞서는 전략적 연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업간 협력을 넘어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AI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2027년까지 글로벌 95% 수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목표로 5개 정예 컨소시엄을 선정하며 AI 국가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섰다.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등 주요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된 전략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 AI 모델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은 글로벌 10위권 성능을 입증하며 한국 AI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롭게도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시작됐다. 한국수자원공사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워터 포지티브' 파트너십은 AI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인한 물 사용 증가 문제를 환경 복원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AI 3대 강국 진입과 ESG 실현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LG AI연구원과 거대언어모델 엑사원 도입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전 국민 AI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이번 협약으로 뤼튼은 지난달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와 맺은 협약에 이어 서비스 플랫폼(뤼튼), 핵심 AI 모델(LG 엑사원), AI 반도체(퓨리오사AI 레니게이드)로 이어지는 완전한 국산 AI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
양사는 AI 기술과 콘텐츠의 교육 분야 활용, AI 리터러시 향상 교육 기획, AI 기술 검증 및 적용 환경 구축 등에서 긴밀히 협력한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은 글로벌 AI 성능 분석 기관 평가에서 국내 모델 중 1위, 글로벌 기준 10위권을 차지한 바 있어 이번 삼각 연합의 기술적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을 포함한 5개 정예팀이 선정되며 AI 국가대표 경쟁이 시작됐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기반으로 바이오, 화학, 배터리 등 그룹 계열사 핵심 사업 영역에 특화된 전문가 AI로의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김유철 전략부문장은 '가장 잘 준비된 컨소시엄'이라며 글로벌 최신 모델 대비 100% 이상 성능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SK텔레콤은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라이너 등과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언어, 멀티모달, 행동을 아우르는 차세대 모델 기술 구현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6개월 단위 평가를 통해 2026년 말 최종 2개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국내 첫 공식 물 복원 파트너로 선정되며 '워터 포지티브' 협력을 본격화한다. 양 기관은 소양강댐 상류에 인공습지를 조성해 연간 34만 톤의 물을 복원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100만 명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에 해당하는 규모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30년까지 모든 글로벌 사업장에서 워터 포지티브 달성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 협약은 서울과 부산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물 사용과 연계한 국내 첫 공식 파트너십이다. 습지 조성 비용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액 부담하고 한국수자원공사가 설계와 실행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ESG 기반 민관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정부 주도 1조7775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에 체계종합업체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기전 임무장비를 탑재, 적의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시키는 전자전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와 47년간 축적해온 전자기전 기술을 바탕으로 지상, 공중, 해양 영역의 전자기전 무기체계를 개발해왔으며, 최근 말레이시아와 페루 수출 성공으로 글로벌 경쟁력도 입증했다. 대한항공과 협력해 민항기 개조 부문을 담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