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취약점 및 노출(Common Vulnerabilities and Exposures, CVE) 프로그램은 글로벌 사이버 보안 생태계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아왔다. 이 프로그램은 사이버 보안 취약점에 고유한 코드명을 부여하고 이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로, 세계 각지의 기업과 정부 기관들이 사이버 위험을 식별하고 조치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마이터(MITRE)는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종료되면서 CVE 프로그램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지원 중단은 새로 발견된 취약점의 등록 및 추적, 위험도 평가, 패치 적용 우선순위 등 보안 관리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효율화 기조와 사이버 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의 예산 삭감은 이번 CVE 프로그램 종료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ISA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예산을 삭감했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CVE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만약 CVE 프로그램이 중단된다면, 각국의 취약점 데이터베이스 및 보안 시스템이 마비되며 결국 사이버 공격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CVE 프로그램의 중단은 단순히 신규 취약점 등록의 종료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국가 기초 인프라의 보안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에서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CVE에 의존하는 취약점 관리 시스템, 응급 대응(CERT) 등은 모두 대규모 운영 차질을 겪게 되거나 아예 기능을 멈출 위험이 커진다. 이와 함께 많은 보안 솔루션들이 CVE ID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교환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의 흐름이 차단된다면 글로벌 협력체계의 붕괴도 불가피하다.
사이버 보안 업계는 CVE 프로그램의 지원 연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MITRE와 정부 당국 간의 협의가 절실하다. 공통 취약점 관리의 글로벌 표준이 사라질 경우, 대체 시스템이나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신속히 마련하지 못하는 한, 모든 관련 분야가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적 지원과 민간 부문의 협력 증대가 향후 사이버 보안을 지켜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CVE는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단순한 데이터베이스를 넘어선다. 이는 전 세계 보안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이자, 각국의 보안 방어 체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요소다. CVE 시스템이 흔들린다면, 전 세계가 동일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심각한 제약이 발생할 것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각국의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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